Friday, November 4, 2011

키보드의 한글은 왜 가나다순이 아닐까?

문득, 키보드를 쳐다보면서 처음 타자연습을 하던때가 생각이 났습니다. 도 대체 왜이렇게 자음과 모음을 뒤죽박죽으로 섞어놓은 것인가 하고 말이죠. 그때는 한컴타자를 400타나 치는 친구를 부러워하고는 했습니다. 늘 타자를 칠때면 키보드만 쳐다보기 바빴고, 한참이나 있다가 화면을 보면 틀린 글씨에 웃곤 했으니까요. 하지만 어느새 익숙해질 즈음 키보드 배열에 관한 의문은 사라져 있었습니다. 그렇습니다. 도대체 왜 한글은 가나다순이 아니라 이상한 순서로 배열되어 있는 것일까요? 사람은 적응의 동물이라고, 이제는 너무나 익숙하지만, 궁금한건 어쩔 수 없나 봅니다.
우리가 사용하는 키보드는 2벌식과 3벌식이 있습니다. 이 중에서 가장 널리 알려져있고 표준으로 정해진 방식이 한글 2벌식인데요, 정부에서도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2벌식은 자음이 왼쪽, 모음이 오른쪽에 있습니다. 그 중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고 빈도수가 높은 ㅁ ㄴ ㅇ ㄹ 를 가운데 열에 배열했고, 다음으로 빈도가 높은 것을 집게손가락 주위로 모았습니다. 하지만 2벌식이 표준이라해서 가장 효율적인 것은 아닙니다. 이것을 효율적으로 개선한 것이 3벌식인데요, 자세히 보면 머리가 아픈 3벌식은 자음과 모음이 뒤섞여 있습니다.
사실, 2벌식은 배우기가 쉽기때문에 고안된 방식이기도 합니다. 반면에, 왼손의 비중이 지나치게 높은감이 있습니다. 왼편에 자음이 모여있기 때문인데요, 받침이 있는 단어의 경우 왼손이 많이 사용될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잘 알려져 있지 않은 바에 의하면 2벌식이나 3벌식은 모두 처음에 배우면 어려움의 정도는 같으나 2벌식에 익숙해지고 나면, 3벌식을 배우는 것이 더욱 어렵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것은 일반적으로 왼손을 먼저 타이핑하는 2벌식과 달리 양손을 번갈아 사용하는 3벌식때문이라 합니다. 굳이 2벌식이 최고는 아닌데, 표준으로 정해지다 보니 그대로 굳어져 온 것이라는 의견도 많습니다.
대륙의 키보드;;
3벌식의 장점은 한번 배우고 나면, 2벌식과는 비교가 안될만큼 빠른 타이핑이 가능하고 사용빈도에 맞춰 자판배열을 재정비 했기 때문에 오타가 적습니다. 그래서 속기사[빠른 타이핑으로 듣는대로 키보드를 입력하는 사람들]은 3벌식을 사용하기도 합니다. 또한 키보드와 관련해서 한가지 에피소드가 있는데요, 우리가 잘 아는 쿼티[QWERTY] 자판은 사실 너무나 비효율적으로 배치되어 있다고 합니다. 이것은 이전 수동타자기때문인데요, 수동타자기를 사용하던 시절, 너무나 빨리 타이핑한 결과 기기가 엉켜서 고장나는 경우가 많았다고 합니다. 분명히 빠르고 효율적인 배치가 있었지만 이런 문제를 없애기 위해 일부러 복잡하고 헷갈리에 뒤죽박죽 섞어 놓은 것이죠. 그리고 이것이 그대로 현재의 쿼티 자판으로 이어져온 것입니다.
한글 자판의 특성은 윗줄이 쌍자음의 모음이고, 자주 쓰이는 자음을 중앙에, 그리고 빈도수가 낮은 자음을 아래에 배치한 것입니다. 그러니, 결과적으로 영문자판보다는 훨씬 효율적인 자판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해가 잘 되셨나요? 키보드의 한글이 가나다순이 아닌 이유는 우리가 사용하는 한글의 빈도수가 가나다순이 아니기 때문이라는 아주 기본적인 이유입니다. 이제는 익숙해져서 편리한 2벌식 키보드, 이런 비밀이 숨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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